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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지하 위기와 생존의 외침,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by gubari40 2025. 6. 19.

[터널] 지하 위기와 생존의 외침,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관련 사진
[터널] 지하 위기와 생존의 외침,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관련 사진

김성훈 감독의 2016년작 『터널』은 대한민국 현대사회의 재난과 개인의 한계를 날카롭게 드러낸 서스펜스·휴먼 드라마다. 돌연 붕괴된 터널에 갇힌 가장과 그 가족,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안전이라는 허상을 파고들며 '정의와 연대'의 가치를 묻는다. 하정우·배두나·오달수 등 명배우들의 안정된 연기와 긴박한 전개, 그리고 현실적 재난 묘사는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줄거리

영화는 부산 근교의 긴 해안 터널이 붕괴되며 시작된다. 중고차 판매업자로 가족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김선호(하정우)는 터널 붕괴 사고로 홀로 차량에 갇히게 된다. 터널 내부에서 그는 휴대전화와 차량 라디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살기 위한 몸부림을 이어간다. 밖에서는 선호의 가족—妻 은주(배두나)와 아들 준우—는 구조 상황을 지켜보며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지고, 구조를 위해 연예인 출신 의사 정건영(오달수)이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구조팀은 굴착기·터널 굴착 장비와 장비 등의 자원을 총동원해 작업을 진행하며, 직접적 압박을 통해 터널 내부 안정화를 꾀한다. 정치적 압력과 언론의 시선, 안전 기준 무시 등 다양한 간섭이 구조작업을 둘러싸고 얽히며 긴장감을 더한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터널 내부는 불안정해지고, 선호는 한때 고객이었던 두 젊은 직장인 수현과 형우가 터널 붕괴를 피하려다 갇힌 사실을 발견한다. 그들과 협력해 생존 공간을 확보하고, 서로 희망을 나누며 끝까지 구원의 끈을 놓지 않는다. 결국 구조팀의 마지막 시도—’ 쾌속 굴착’과 미니 터널 통한 구조—가 성공하며 김선호는 구조된다. 그는 의료진의 도움으로 구조된 곳으로 향하지만, 해안 절벽의 붕괴로 인해 다시 큰 위기에 처하고, 결국 구조에 성공함으로써 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등장인물

김선호(하정우): 평범한 가장에서 극한 상황 속 생존자로 전환되는 인물이다. 그는 터널 속에서 극도의 외로움과 불안, 동시에 생존 의지를 불꽃처럼 타오르게 유지한다. 하정우의 감정 표현은 흘러가는 외침과 속삭임 사이를 섬세하게 오가며, 관객을 터널 속으로 끌어들인다. 은주(배두나): 선호의 아내로, 남편의 생존을 확신하기보다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항상 싸운다. 그녀의 감정선은 주로 구조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족의 흔들림과 견디는 힘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정건영(오달수): 연예인 출신 의사로, 단순히 구조 현장의 의무감을 넘어, 개인적 차원의 책임감으로 움직인다. 수혈이나 응급처치를 직접 수행하며 구조를 넘어 사람이 중요한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수현·형우(엄태구·설경구 분)의 이름이 실제 영화에서 다를 수 있음: 작업 중 터널 붕괴를 피하려다 갇힌 젊은 직장인들로, 서로 낯선 이들이지만 함께 위기 속에서 생존 연대와 희망을 나눈다. 이들은 구조될 때까지 인간 간 관계가 어떻게 희망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구조대·공무원·언론 관계자: 구조현장에 모인 인물들로, 그들은 적절한 장비와 협력, 그러나 동시에 정치적 셈법과 언론 보도 전쟁 속에서 구조 긴박함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특히 굴착기의 고장과 언론의 집중이 구조에 어떤 방해가 되는지를 통해 안전한 시스템의 균열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감상평

『터널』은 재난이라는 화면 속 상황이 주는 극적 위기와 동시에, 그 위기 속에서도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들을 깊이 탐구한 영화다. 우선 비주얼은 터널 붕괴와 굴착 현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관객을 영화 속 중심에 서 있는 듯한 몰입으로 이끈다. 카메라는 터널 내부의 좁은 공간감과 붕괴의 순간을 클로즈업으로 다루며, 공포와 긴급함을 체감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힘은 그보다 더 깊다. 인간의 생존 본능보다도 강렬한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라는 메시지다. ​​김선호는 터널 속에서 홀로 살아남지만, 쓸쓸함 속에서도 누군가와의 대화, 간접적 응원, 구조의 기대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함께 갇힌 두 사람과의 이야기는 '연대의 힘'이 재난 속 분열을 이길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배두나가 연기한 은주의 긴장과 절망, 그러나 동시에 굳건히 버티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전장’에서 싸우는 가족을 대변한다. 그녀는 후반부에 구조팀 앞에서 눈물을 참다 무너지는 장면으로, 이 영화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과 감정, 상실과 희망에 대한 영화임을 증명한다. 오달수의 정건영은 연예인 출신 의사라는 이색 캐릭터를 통해, ‘책임’이란 단어를 몸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환자를 보는 의사가 아닌, 구조와 보호를 넘어 ‘사람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 필요함을 행동으로 옮긴다. 그의 등장은 구조 상황의 외부적 긴장과 동시에 내부적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정치가와 언론의 등장은 이 영화가 단지 재난 오락영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시스템적 부조리를 가감 없이 드러내기 위한 장치임을 보여준다. 구조가 잘못될수록 그 배경에는 체계의 미흡함—예산, 정치적 결단, 언론 보도 전쟁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그린다. 결말부, 미니 터널을 통해 김선호가 구조되고 나서도 또 다른 붕괴가 발생하는 장면은 단순한 재난 영화식 긴장감이 아니라, ‘예상된 또 다른 위협’ 속에서도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 끝에 다다른 구조 장면은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와 시스템의 한계를 모두 깨달은 상태의 연대된 승리다. ‘안전은 누군가가 지켜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2016년 부산 해안 터널이라는 한국의 일상적 공간으로부터 시작한 이 영화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화두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