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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신들의 세계로 들어간 소녀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by gubari40 2025. 6. 28.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신들의 세계로 들어간 소녀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관련 사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신들의 세계로 들어간 소녀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관련 사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1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작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으로, 현실 세계와 완전히 다른 신들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름을 빼앗긴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큰 흥행 성적을 거둔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등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겉보기엔 동화 같지만 인간 탐욕, 정체성, 노동, 환경 문제 등 복합적인 주제를 담아낸 깊이 있는 스토리로,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울림을 준다. 소녀 치히로가 ‘센’이 되어 겪는 모험은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며, 관객은 이 신비한 세계 속에서 자신을 비춰보게 된다.

줄거리

열 살 소녀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이사를 가던 도중, 길을 잘못 들어 폐허가 된 유원지 같은 곳에 발을 들인다. 호기심에 이끌려 폐건물을 지나 신비한 공간에 들어선 가족은 그곳에서 음식 냄새에 이끌려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치히로는 주변을 탐색하던 중 날이 어두워진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돌아온 순간,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부모가 돼지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곳은 인간이 들어가서는 안 되는 ‘신들의 세계’였고, 낮에는 평범한 공간처럼 보이지만 밤이 되면 영혼들과 신령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혼자 남은 치히로는 두려움에 떨며 길을 헤매고, 그 과정에서 신비한 소년 ‘하쿠’를 만나게 된다. 하쿠는 치히로에게 살아남기 위해선 ‘유바바’라는 마녀의 목욕탕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그를 도와 치히로는 ‘센’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신들의 세계에 들어간다. 목욕탕은 온갖 신과 괴물들이 찾는 장소로, 센은 그곳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점점 강인한 내면을 키워간다. 처음엔 약하고 울기만 하던 치히로는 점점 자신의 의지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주변 사람들과 존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편 하쿠는 본래 강의 정령이었지만, 유바바에게 조종당해 자신의 이름과 기억을 잃은 채 살고 있었다. 센은 하쿠를 구하고, 부모를 돼지로 만든 저주를 풀기 위해 목욕탕 세계의 규칙에 맞서게 된다. 결국 유바바의 시험을 통과한 센은 자신을 되찾고 부모와 함께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되며, 이 모든 모험은 마치 한 소녀의 성장기처럼 그려진다.

등장인물

치히로 / 센은 주인공 소녀로, 현실 세계에서는 소심하고 의존적인 성격이었지만, 신들의 세계에서는 생존을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강한 인물로 성장한다. 그녀는 ‘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점차 자아를 찾고 정체성을 회복하게 된다. 어린 소녀가 겪는 극한의 상황과 감정의 변화는 이 영화의 핵심 축이다. 하쿠는 미스터리한 소년으로, 치히로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처음엔 냉정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치히로를 보호하고 이끌어주는 존재다. 그는 본래 ‘가와코’라는 강의 정령이었으나, 이름을 잃고 유바바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하쿠는 치히로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자유를 얻는다. 유바바는 목욕탕을 운영하는 마녀로, 모든 것을 돈과 계약으로 움직이며 치히로에게서 이름을 빼앗는다. 그녀는 권위적인 인물로 보이지만, 동생 제니바와는 성격이 정반대이다. 유바바는 현실 사회의 권력자 혹은 자본가의 은유로 해석되기도 한다. 가오나시는 처음엔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검은 그림자 같은 존재지만, 치히로에게 호의를 보이며 따라다닌다. 그러나 욕망을 주입받은 후에는 탐욕스럽고 위협적인 존재로 변모한다. 결국 치히로의 진심에 감화되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가오나시는 인간 내면의 외로움과 욕망, 사회적 소외를 상징하는 존재다. 은 목욕탕에서 일하는 선배로, 치히로를 거칠게 대하지만 내면에는 따뜻한 정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는 치히로에게 현실의 ‘사회적 생존’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거대한 아기 보우, 세 머리 괴물, 유바바의 새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각자 역할을 수행하며 치히로의 여정을 돕거나 방해한다. 이 모든 인물들은 단순한 ‘신’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다양한 속성과 감정을 반영하고 있어 환상적인 설정 속에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감상평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이 애니메이션은 단지 아름답고 환상적인 세계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구조, 정체성의 위기와 회복 같은 무거운 주제를 한 소녀의 시선을 통해 정교하게 풀어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이름’이라는 상징이다.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그녀를 ‘센’이라고 부른다. 이름을 잃는다는 것은 곧 자아를 잃는 것이며, 그 상태에서의 생존은 시스템에 길들여진 존재로 전락함을 의미한다. 치히로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기억하며, 다시 그것을 찾아감으로써 진정한 주체로 거듭난다. 이 과정은 우리가 어른이 되며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도 겹쳐진다. 또한 가오나시라는 캐릭터는 현대인의 욕망과 외로움을 그대로 투영한 존재다. 관심받고 싶어 하고, 소속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은 놀랍도록 인간적이었다. 그는 징그럽고 위협적인 존재로 비치지만, 결국은 감정적 유대에 의해 치유된다. 치히로는 단순히 악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존재를 포용하고 공감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하쿠와의 관계 또한 감성적이다. 둘은 어릴 적부터 서로를 알았지만 잊고 있었고, 다시 만나 기억을 되찾는다. 이 장면은 잊힌 정체성과 순수한 감정의 회복이라는 면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아이들이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의도는 영화 전반에 잘 녹아 있으며, 결과적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모든 세대가 함께 보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걸작이 되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소녀의 모험을 그린 것이 아니라, 자아를 잃은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과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시 봐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그런 특별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