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베테랑] 통쾌한 정의의 한방,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by gubari40 2025. 6. 18.

[베테랑] 통쾌한 정의의 한방,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관련 사진
[베테랑] 통쾌한 정의의 한방, 줄거리, 등장인물, 감상평 관련 사진

류승완 감독의 2015년작 『베테랑』은 유쾌하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과 사회 풍자가 결합된 범죄 오락 영화다. 황정민과 유아인이 주연을 맡아, 베테랑 형사와 재벌 3세 간의 쫓고 쫓기는 싸움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권력 불균형을 통쾌하게 풍자한다. 현실적인 주제 의식과 캐릭터 간의 강렬한 대립, 깔끔한 연출과 연기 앙상블로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줄거리

서도철(황정민)은 물불 가리지 않는 강력계 형사로, 정의감과 거침없는 행동력으로 동료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어느 날, 중고차 밀수업체를 수사하던 중 그 배후에 재벌기업 ‘신화통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사 과정에서 서도철은 신화통운의 상무이자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마주하게 되고, 그가 자신들의 수사를 조롱하고 무시하는 태도에 분노하게 된다. 조태오는 마약, 폭행, 횡령, 은폐 등 온갖 범죄에 연루되어 있으면서도 재벌가의 권력을 등에 업고 법망을 유유히 피해 간다. 그는 서민을 하찮게 여기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다. 서도철은 조태오가 연예기획사 직원을 폭행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수사는 쉽지 않다. 조태오의 배후에는 유력 변호사와 정치권, 경찰 고위층까지 얽혀 있으며, 서도철은 내부의 압력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동료들과 함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그는 점점 더 거대 권력과 정면으로 부딪히게 된다. 결국 서도철은 조태오가 저지른 모든 범죄를 세상에 드러내는 데 성공하고, 영화는 조태오가 수갑을 차는 장면과 함께 통쾌한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영화는 범죄자보다 무서운 권력과, 그에 맞서는 평범한 정의의 힘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등장인물

서도철(황정민)은 강력계 형사로, 거침없는 행동력과 직관적인 수사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때로는 법을 살짝 비트는 행동도 서슴지 않지만, 정의를 향한 일관된 신념을 갖고 있다. 그의 유머감각과 인간적인 매력은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다. 조태오(유아인)는 신화통운의 상무이자 재벌가의 후계자로, 외모는 세련됐지만 내면은 오만하고 잔혹하다. 그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유아인은 이 역할을 통해 새로운 악역 캐릭터를 창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오팀장(오달수)은 서도철의 동료로, 유쾌하고 현실적인 캐릭터다. 서도철의 행동을 때로는 말리면서도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다. 왕형사(정웅인)는 조태오와 연결된 부패 경찰로, 수사의 방해물이자 내부 적으로 등장한다. 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현실의 민낯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 외에도 강신일, 진서연, 장윤주 등 다양한 조연들이 형사팀과 재벌가 양쪽에서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각 인물은 선과 악,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을 대표하며 서사의 풍성함을 더한다.

감상평

『베테랑』은 웃기면서도 분노를 자극하는 이상적인 상업 영화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질, 권력의 불균형, 무능한 법 집행에 대한 답답함을 시원하게 날려주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서도철이 조태오를 향해 날리는 일침, “넌 돈 있지? 우리는 의리가 있어!”라는 대사는 그 자체로 관객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오락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균형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대한 분노와 풍자가 영화 전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건 유아인이 보여준 악역 연기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 속에서 폭력성과 잔혹함이 터져 나오는 그 연기는 한국 영화 속 악역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냈다. 황정민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강단 있는 형사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영화를 유쾌하고도 묵직하게 이끌었다. 류승완 감독의 연출은 속도감 있으면서도 정교하며, 액션과 서사의 균형을 잘 잡았다. 경찰 내부의 현실과 형사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함께 어우러지며, 단순한 정의 구현 영화 이상의 울림을 남긴다. 결국 『베테랑』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불의에 대한 응답이며,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정의 구현의 판타지다. 여러 번 다시 봐도 여전히 통쾌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놈 잡을 때까지 끝난 거 아닙니다”라는 마지막 대사는, 현실에도 여전히 유효한 말이 아닐까.